가족 간 금전거래 차용증 — 증여세 안 물려면 무엇을 갖추나

부모에게 목돈을 받을 때 “증여 말고 빌린 것으로 하면 세금이 없다”고들 합니다. 맞는 말이지만, 조건을 못 갖추면 오히려 증여세에 가산세까지 물 수 있습니다. 특히 “2억까지 무이자면 세금 0원”이라는 말은 절반만 진실입니다. 가족 간 차용이 세법상 인정받는 기준과, 흔한 오해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문을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왜 가족 간 차용을 세무서가 의심하나

가족끼리 돈을 주고받는 것은 자유지만, 세법은 이를 ‘증여를 빌린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의심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주면 원칙적으로 증여인데, 차용 형식을 빌리면 증여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세청은 자녀가 부동산을 사거나 큰 자금이 오갈 때 자금출처를 조사하고, 차용이 진짜인지 따집니다. 차용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그 금액 전체가 증여로 과세되고, 신고를 안 했으니 가산세까지 붙습니다. 차용증은 이때 ‘진짜 빌린 돈’임을 증명하는 첫 번째 장치입니다.

증여로 판정되면 과거 증여와 합산될 수도 있는데, 이는 상속·증여 10년 합산 편에서 정리했습니다.

적정이자율 4.6%와 기준금액

핵심 숫자부터 봅니다. 세법상 가족 간 적정이자율은 연 4.6%입니다. 무이자나 이보다 낮은 이자로 빌리면, 적정이자와 실제 낸 이자의 차액을 증여로 봅니다.

단, 이 차액이 연 1,000만원 미만이면 증여세를 매기지 않습니다. 이 기준으로 역산하면 무이자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나옵니다.

가족 간 차용으로 인정받는 3대 조건인 금액·이자 차액, 실제 이행, 상환 능력과 이자 차액 초과 시 전액 과세 주의사항을 정리한 표

1,000만원 ÷ 4.6% ≈ 2억 1,700만원. 즉 약 2억 1,700만원까지는 무이자로 빌려도 이자 차액이 1,000만원에 못 미쳐 증여세가 없습니다. “2억까지 무이자 괜찮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이 4.6%와 1,000만원이라는 두 숫자도 법에서 나온 것입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4는 무상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리면 그 차익을 증여로 보도록 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의4는 증여로 보지 않는 기준금액을 1천만원으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2억이면 무조건 0원”이라는 오해

여기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차액이 1,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만 과세되는 게 아닙니다. 이자 차액이 연 1,000만원 이상이 되는 순간, 1,000만원을 넘은 부분만이 아니라 이자 차액 전체가 증여재산가액이 됩니다. 예를 들어 3억원을 무이자로 빌리면 적정이자가 약 1,380만원인데, 1,000만원을 넘으므로 1,380만원 전체가 증여로 잡힙니다.

둘째, 금액 기준을 넘기지 않아도 ‘진짜 차용’이 아니면 소용없습니다. 이게 더 중요합니다. 국세청이 보는 것은 차용증의 존재가 아니라, 차용증대로 실제로 이행했는지입니다.

기간 없으면 1년씩 본다

차용증에 상환 기한을 적지 않으면 대출기간을 1년으로 봅니다. 기한을 1년 이상으로 정했더라도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에 매년 새로 대출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재산가액을 다시 계산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제2항). 그래서 이자 차액이 기준금액을 넘는 차용은 한 번의 증여로 끝나지 않고, 원금이 남아 있는 동안 해마다 증여재산가액이 새로 생깁니다. 돈을 여러 차례 나누어 빌렸다면 이익은 각각 대출받은 날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의4제3항). 처음 빌릴 때 한 번 계산해 두고 추가로 빌린 돈은 따로 따져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추가로 빌린 돈은 그날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되므로 빌릴 때마다 이자 차액을 새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차용증보다 중요한 상환 이행

차용증을 완벽하게 써도, 실제로 갚지 않으면 증여로 봅니다. 세무서가 실질을 보는 지점은 이렇습니다.

  • 원금 상환 실적: 약정대로 원금이 실제로 줄어들어야 합니다. 차용증만 있고 몇 년째 한 푼도 안 갚으면 형식적 차용으로 봅니다.
  • 이자 지급 기록: 이자를 주기로 했다면 실제 이체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 상환 능력: 자녀에게 갚을 소득·자력이 없으면, 애초에 갚을 뜻이 없는 증여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가족에게 이자를 주면 그 이자는 받는 사람의 이자소득이 되어 27.5%(지방세 포함)를 원천징수해야 합니다. 무이자로 하면 이 문제는 없지만, 대신 위의 ‘연 1,000만원 차액’ 기준을 지켜야 합니다.

이자를 덜 주면 차액 과세

무이자가 아니라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를 주는 경우에는, 대출금액에 적정 이자율을 곱한 금액에서 실제로 지급한 이자 상당액을 뺀 금액이 증여재산가액이 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제1항제2호). 빠지는 것은 실제로 지급한 이자뿐이므로, 차용증에 이자율을 적어 두고 이자를 보내지 않았다면 계산에서 빼 줄 이자도 없습니다. 이자를 지급할 때 떼는 소득세는 비영업대금의 이익에 대한 원천징수세율 25%로 계산하고(소득세법 제129조제1항제1호나목), 그 소득세의 10%를 개인지방소득세로 함께 뗍니다(지방세법 제103조의13제1항). 뗀 세금은 징수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납부합니다(소득세법 제128조제1항, 지방세법 제103조의13제2항).

5억원 차용 계산 예시

아래는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성년 자녀가 아버지에게 5억원을 빌리면서 상환 기한은 정하지 않고, 이자는 연 2%인 1,000만원을 매년 실제로 보낸다고 하겠습니다. 이 차용 말고 부모에게서 받은 다른 증여는 없는 것으로 놓았습니다.

  • 적정 이자율은 연 4.6%이므로 적정 이자는 5억원 × 4.6% = 2,300만원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 제10조의5,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제2항).
  • 실제로 보낸 이자 1,000만원을 빼면 차액은 1,300만원입니다. 기준금액 1,000만원 미만이 아니므로 1,300만원 전체가 자녀의 증여재산가액이 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제1항제2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의4제2항).
  • 기한을 정하지 않았으므로 1년마다 새로 빌린 것으로 보아, 원금이 그대로면 해마다 1,300만원씩 증여재산가액이 생깁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제2항).
  • 10년 안에 같은 사람(직계존속이면 그 배우자 포함)에게서 받은 증여는 합산하고, 성년 자녀가 직계존속에게서 받는 증여의 공제는 10년간 5,000만원까지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제2항, 제53조제2호). 1,300만원씩 쌓이면 넷째 해에 합계가 5,200만원이 되어 공제 한도를 200만원 넘습니다.
  • 차액을 1,000만원 미만으로 줄이려면 실제 이자가 1,300만원보다 많아야 합니다. 연 3%인 1,500만원을 보내면 차액이 800만원이 되어 증여재산가액에서 빠집니다.
  • 이때 이자 1,500만원을 보내면서 떼는 세금은 소득세 375만원(25%)과 개인지방소득세 37만 5,000원으로 모두 412만 5,000원입니다(소득세법 제129조제1항제1호나목, 지방세법 제103조의13제1항).

이자를 연 2.6%인 1,300만원에 딱 맞춰 보내면 차액이 정확히 1,000만원이 됩니다. 기준은 1,000만원 「미만」이므로 이 경우에도 차액 1,000만원 전체가 증여재산가액이 됩니다. 이자율은 기준선에 걸치지 않게 여유 있게 정하고, 정한 이자를 실제로 보내야 그 이자가 계산에서 빠집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제1항제2호).

차용증, 어떻게 남겨야 하나

인정받는 차용증의 핵심은 ‘객관적으로 증명 가능한가’입니다.

  • 차용증에 명시할 것: 빌린 금액, 이자율, 변제 기한, 상환 방법
  • 확정일자: 공증이 부담되면 법원에서 600원으로 확정일자를 받아두면 ‘그 날짜에 이 계약이 존재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 거래 기록: 빌릴 때·갚을 때 모두 계좌이체로, 현금은 피합니다.
  • 보관: 차용증, 이체 내역, 이자·원금 상환 기록을 한 곳에 모아둡니다.

30년 가까이 실무에서 자금 거래를 다루며 확신하게 된 것은, 차용증은 ‘쓰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완벽하게 작성한 차용증을 갖고도 몇 년간 원금을 한 번도 갚지 않아 결국 전액 증여로 과세된 경우를 봤습니다. 반대로 매달 소액이라도 꾸준히 이체하며 기록을 남긴 쪽은 자금출처 조사에서도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서류의 완성도가 아니라 ‘실제로 갚은 흔적’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사실 이건 가족 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법인을 운영하며 대표와 회사 사이의 가지급금·가수금을 정리해본 입장에서 보면 원리가 똑같습니다. 돈이 움직일 때 “이게 증여인가 차용인가”를 먼저 정의하고 그에 맞는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소명이 어려워집니다. 성격이 불분명한 자금 이동이야말로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가족 간이든 법인과 대표 간이든, 자금 거래는 시작하는 날 성격을 정하고 그날부터 기록을 쌓는 것이 답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2억원까지는 무조건 증여세가 없나요?
아닙니다. 약 2억 1,700만원까지 무이자로 빌리면 이자 차액이 연 1,000만원에 못 미쳐 증여세가 없다는 계산일 뿐입니다. 금액과 별개로 실제 원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형식적 차용으로 보아 전액 증여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Q2. 무이자 차액이 1,000만원을 조금 넘으면 초과분만 과세되나요?
아닙니다. 차액이 연 1,000만원 이상이 되면 초과분이 아니라 이자 차액 전체가 증여재산가액이 됩니다. 이 문턱을 넘느냐 마느냐가 중요합니다.

Q3. 차용증만 잘 써두면 안전한가요?
차용증의 존재보다 그대로 이행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약정한 대로 원금과 이자를 실제로 갚은 기록이 있어야 진짜 차용으로 인정됩니다. 쓰기만 하고 갚지 않으면 증여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Q4. 빌린 돈에 대한 증여세는 누가 내나요?
돈을 빌린 사람입니다. 이자 차액은 금전을 대출받은 날에 대출받은 사람의 증여재산가액으로 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제1항).

Q5. 가족이 운영하는 법인에서 빌려도 4.6%로 계산하나요?
법인으로부터 대출받은 경우에는 법인세법 시행령이 정한 이자율을 적정 이자율로 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의4제1항). 그 이자율은 원칙적으로 법인의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이고, 법령이 정한 경우에 연 4.6%의 당좌대출이자율을 씁니다(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제1항·제2항).

Q6. 여러 번 나눠서 빌리면 어떻게 계산하나요?
나누어 빌린 경우에는 각각 대출받은 날을 기준으로 이익을 계산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의4제3항).


참고 자료

  • 국세청 —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 (가족 간 무이자 차용) (nts.go.kr)
  • 국세청 홈택스 — 자금출처 소명 안내 (hometax.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 (금전 무상대출 등에 따른 이익의 증여)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1조의4 (금전 무상대출 등에 따른 이익의 계산방법 등, 1천만원 기준금액) (law.go.kr)
  •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제2항 (적정이자율 연 4.6%, 상증법 시행규칙 제10조의5의 재위임 근거)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 (증여세 과세가액)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증여재산 공제)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 제10조의5 (금전 무상대출 등에 따른 이익의 계산시 적정이자율) (law.go.kr)
  •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의 계산방법 등) (law.go.kr)
  • 소득세법 제128조 (원천징수세액의 납부) (law.go.kr)
  • 소득세법 제129조 (원천징수세율) (law.go.kr)
  • 지방세법 제103조의13 (특별징수의무) (law.go.kr)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세무·법률·금융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세법과 정부 정책은 수시로 개정되므로, 실제 적용 전 반드시 국세청·관할 기관 또는 세무사 등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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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

절세노트 운영자 · 제조 기업 경영기획본부장

기업 현장에서 30년간 영업·생산·자재·구매·재무·회계·기획 전 부문을 거쳤습니다. 각종 기업 인증 취득과 VC 투자 유치를 담당했고, IPO·상장과 M&A를 진행했으며, 시행사에서 PE·브릿지론 등 PF 조달 실무를 맡았습니다. 지금은 제조 기업의 경영기획본부를 총괄하며, 재무제표와 세금 신고서를 매년 직접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재무·회계경영기획IPO·상장 M&APF·자금조달내부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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