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적금 이자에는 어김없이 15.4%가 붙는데, 저축성보험은 조건만 맞으면 이 세금이 아예 없습니다. 그래서 “저축보험은 무조건 비과세”라고 알고 있는 분이 많지만, 실제로는 계약기간·납입액·연금 수령 방식까지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를 정확히 충족해야만 비과세가 적용됩니다. 요건을 벗어나면 저축이 아니라 세금 부담이 더 큰 상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축성보험 비과세 조건을 하나씩 짚어 봅니다.
저축성보험, 왜 비과세일 수 있나
앞서 다룬 배당소득세 편에서 봤듯 이자·배당은 원칙적으로 15.4%가 원천징수됩니다(소득세법 제129조제1항, 지방세법 제103조의13제1항). 저축성보험도 만기·해지 시 받는 보험차익(납입원금 초과분)은 원칙적으로 이자소득세 과세 대상입니다. 다만 세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예외적으로 이 세금을 면제해줍니다. 2013년 2월 15일 이후 체결된 계약부터는 아래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됩니다.

요건 ① 일시납 1억원
목돈을 한 번에 넣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은 다음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계약기간: 최초 납입일부터 10년 이상 유지
- 납입한도: 1인당 전 금융기관 합산 1억원 이하
핵심은 ‘전 금융기관 합산’입니다. A보험사 6천만원, B보험사 5천만원처럼 나눠 가입해도 합산 1억원을 넘으면 비과세 요건에서 벗어납니다.
1억원이라는 한도는 2017년 4월 1일 이후 체결한 계약에 적용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3항제1호나목). 그전에 가입한 계약에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므로, 오래된 보험이 섞여 있다면 금액 먼저 볼 게 아니라 계약일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요건 ② 월적립식 150만원
매달 일정액을 납입하는 월적립식은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계약기간: 최초 납입일부터 10년 이상 유지
- 납입기간: 최초 납입일부터 5년 이상 보험료 납입
- 납입한도: 기본보험료와 추가납입을 합쳐 1인당 전 금융기관 합산 월 150만원 이하
기본보험료가 매월 균등해야 하고, 선납은 6개월 이내까지만 인정됩니다. 목돈이 생겼다고 한 달치를 몰아서 크게 넣으면 요건이 깨질 수 있습니다.
월 150만원은 기본보험료와 추가납입을 더한 금액입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3항제2호다목). 기본보험료를 100만원으로 잡아두고 여유가 있을 때 추가납입을 하는 방식이 흔한데, 두 금액의 합계가 150만원을 넘는 달이 생기면 요건이 흔들립니다.
보험차익 계산 예시
보험차익은 만기나 해지 때 받는 보험금에서 납입한 보험료를 뺀 금액입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1항). 2017년 4월 이후 1억원을 일시납으로 넣은 저축성보험을 해지해 1억 3,000만원을 돌려받는 경우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다른 저축성보험은 없다고 가정합니다.
- 10년이 지나 해지한 경우 : 계약자 1명당 보험료 합계가 1억원 이하이고 최초납입일부터 10년 이상이므로 보험차익 3,000만원은 이자소득에서 빠집니다(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9호가목,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제3항제1호나목).
- 7년 만에 해지한 경우 : 10년 요건을 채우지 못해 3,000만원이 이자소득이 됩니다(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9호). 원천징수세율 100분의 14를 적용하면 소득세가 420만원이고(같은 법 제129조제1항제1호라목), 그 100분의 10인 42만원이 개인지방소득세로 함께 특별징수되어(지방세법 제103조의13제1항) 합계 462만원입니다.
둘째 경우는 원천징수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계가 2천만원 이하이면서 원천징수된 경우에만 종합소득과세표준에 합산하지 않으므로(소득세법 제14조제3항제6호), 보험차익 3,000만원이 한 해에 생기면 그해 금융소득은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150만원을 넘긴 달
월적립식 계약에서 기본보험료와 추가납입을 합친 금액이 월 150만원을 넘으면 월적립식 요건에서 벗어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3항제2호다목). 다만 그 계약이 곧바로 과세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월적립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 계약이라도 1억원 요건(요건 ①)을 충족하면 그 요건의 보험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5항). 이때는 다른 일시납 계약의 보험료와 합산해 1억원을 따지므로, 일시납 계약을 따로 가진 사람은 한도가 빠듯해집니다. 추가납입을 넣기 전에 월 합계와 일시납 계약의 남은 한도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요건 ③ 종신형 연금보험
일시납·월적립식과 달리 납입 한도 대신 수령 방식으로 비과세 여부가 갈립니다.
- 계약자가 만 55세 이후부터 사망 시까지 보험금을 연금 형태로만 수령
- 연금 개시 이후에는 중도 해지 불가
- 연금 외 형태(일시금 등)로는 지급받지 않아야 하며, 연간 수령액도 한도 내에 있어야 함
일시납·월적립식보다 한도는 없지만, 대신 ‘평생 연금으로만 받는다’는 조건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종신형은 한도가 없는 대신 되돌릴 수 없습니다. 연금을 개시한 뒤에는 목돈이 급해도 해지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요건을 고를 때는 절세액보다, 앞으로 20년 넘게 그 돈을 건드리지 않을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 봐야 합니다.
종신형 연금 한도 계산
종신형 연금보험에는 납입 한도가 없는 대신 해마다 받는 연금액에 상한이 있습니다. 매년 받는 연금액이 연금수령 개시일 현재 연금계좌 평가액을 그날의 기대여명 연수로 나눈 뒤 3을 곱한 금액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4항제5호). 기대여명 연수는 국가가 승인해 고시한 성별·연령별 통계표의 값을 쓰고 소수점 이하는 버립니다(같은 항 제3호). 예를 들어 연금 개시일 평가액이 3억원이고 기대여명 연수가 25년이면 연 3,600만원(3억원 ÷ 25 × 3)까지가 한도입니다. 연금수령 개시 후 금리변동으로 늘어난 금액과 이연해 받는 연금액은 이 계산에 넣지 않습니다(같은 항 제5호).
계약자와 수익자가 다르면
종신형은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가 같은 사람이어야 하고, 최초 연금 지급 이후 사망일 전에는 중도해지할 수 없어야 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4항제4호). 부모가 보험료를 내고 자녀를 수익자로 정하는 식으로 설계하면 종신형 요건에서 벗어납니다. 이 경우에는 1억원 요건이나 월적립식 요건으로 다시 따져야 하므로(같은 조 제3항), 한도 없이 비과세된다는 종신형의 장점은 사라집니다. 가입 설계서에서 세 사람이 같은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한도를 넘기면 전체가 과세된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여기입니다. 일시납 1억원이나 월 150만원 한도를 넘기면 초과한 금액만 과세되는 게 아니라,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해 계약 전체의 보험차익이 과세될 수 있습니다. 여러 보험사에 나눠 가입한 계약들의 합산액을 가입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퇴직금을 나눠 저축보험 여러 개에 들면 계약마다는 한도 안이어도 일시납을 합치면 1억원을 넘을 수 있습니다. 보험사끼리는 서로의 계약을 모르니 가입할 때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문제는 만기에 국세청이 합쳐서 볼 때 드러납니다. 저축성보험을 새로 들기 전에 본인 명의로 이미 있는 계약부터 전부 꺼내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ISA·비과세 상품을 골라 활용해 본 일이 저에게도 있습니다.
10년이 다시 시작될 때
10년 요건은 처음 보험료를 낸 날부터 셉니다. 그런데 계약 중간에 아래 변경이 있으면 그 변경일을 최초납입일로 다시 봅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6항).
- 계약자 명의를 바꾸는 경우(사망에 의한 변경은 제외)
- 보장성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바꾸는 경우
- 최초 계약한 기본보험료의 1배를 초과해 기본보험료를 증액하는 경우
예를 들어 2020년 3월에 부모가 계약자로 가입한 저축성보험을 2024년 3월에 자녀 명의로 바꾸면 10년은 2024년 3월부터 다시 셉니다. 2030년 3월이면 처음 가입한 날부터 10년이 지났지만 이때 해지하면 10년 요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2034년 3월 이후까지 유지해야 합니다.
10년 전에 연금으로 받으면
만기를 10년 이상으로 잡아 두었더라도 납입한 보험료를 최초납입일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에 확정된 기간 동안 연금 형태로 나누어 받으면 1억원 요건의 비과세에서 제외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3항제1호 단서). 만기가 긴 상품이라도 연금 전환 시점이 10년 안이면 요건이 깨지는 셈이라, 연금 전환 옵션을 쓰기 전에 최초납입일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도는 시행령 사항이다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3항에 일시납 1억원, 월 150만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이 한도는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에 있어 국회 의결 없이 바뀔 수 있습니다. 큰 목돈을 넣을 계획이라면 가입 시점의 시행령 한도를 한 번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미 가입한 저축보험이 비과세 요건을 넘으면 지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나요?
납입 방식 자체를 바꾸긴 어렵습니다. 초과 계약을 해지하거나, 향후 신규 가입 시 기존 계약의 합산 한도를 미리 고려하는 방법이 일반적입니다. 구체적인 처리는 가입한 보험사나 세무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2. 종신형 연금보험은 한도가 아예 없나요?
네, 일시납·월적립식과 달리 납입액 한도는 없습니다. 대신 55세 이후 연금으로만 수령하고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다는 훨씬 엄격한 조건이 적용됩니다.
Q3. 비과세 한도가 곧 줄어든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3항의 한도는 일시납 1억원·월 150만원입니다. 다만 한도는 시행령 사항이라 국회 의결 없이 개정될 수 있으므로, 가입 직전에 현행 기준을 한 번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4. 2017년 3월 이전에 가입한 일시납 보험은 한도가 얼마인가요?
2017년 3월 31일까지 체결한 보험계약은 1억원이 아니라 2억원 기준을 적용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3항제1호가목).
Q5. 보험 계약자를 자녀로 바꾸면 10년 요건은 어떻게 되나요?
명의를 바꾼 날이 최초납입일이 되어 그날부터 10년을 다시 셉니다. 사망에 의한 변경은 제외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6항제1호).
Q6. 사망보험금이나 질병 보험금도 보험차익으로 과세되나요?
피보험자의 사망·질병·부상 등 신체상의 상해로 받는 보험금은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에 들어가지 않습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제1항).
Q7. 10년이 되기 전에 해지하면 세금은 얼마인가요?
보험차익이 이자소득이 되어 100분의 14로 원천징수되고, 그 세액의 100분의 10이 개인지방소득세로 함께 붙습니다(소득세법 제129조제1항, 지방세법 제103조의13제1항). 그해 이자·배당소득 합계가 2천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소득세법 제14조제3항제6호).
참고 자료
- 소득세법 제16조제1항제9호 — 저축성보험 보험차익의 10년 요건 (law.go.kr)
- 소득세법 시행령 제25조 — 일시납·월적립식·종신형 비과세 요건 (law.go.kr)
- 소득세법 제14조 (과세표준의 계산) (law.go.kr)
- 소득세법 제129조 (원천징수세율) (law.go.kr)
- 지방세법 제103조의13 (특별징수의무) (law.go.kr)
본 글은 세법 조문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비과세 한도는 시행령 개정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개별 계약의 비과세 적용 여부는 반드시 가입한 보험사 또는 국세청·세무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보험 권유가 아니며, 세무·법률·금융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