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소득세법과 같은 법 시행령을 기준으로 합니다.
의료비도 신용카드도 돈을 써야 공제를 받습니다. 그런데 쓰지 않고 모으기만 해도 세금을 돌려주는 항목이 딱 하나 있습니다. 연금계좌입니다. 연금저축과 IRP에 연 900만 원을 채우면 최대 148만 5천 원이 세금에서 그대로 빠집니다. 한도와 공제율, 실제 환급액, 그리고 순서까지 정리했습니다.
연금계좌가 절세 1순위인 이유
연금계좌 세액공제는 성격이 특이합니다. 다른 공제 항목은 지출이 전제입니다. 의료비를 써야 하고, 카드를 긁어야 하고, 기부를 해야 합니다. 반면 연금계좌는 내 통장에서 내 연금 계좌로 돈이 옮겨갈 뿐, 돈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세금은 깎입니다.
게다가 소득공제가 아니라 세액공제라 계산된 세금에서 직접 차감됩니다. 900만 원을 채우면 148만 5천 원(총급여 5,500만 원 이하 기준)이 세금에서 바로 빠지는 구조입니다.
이 공제는 소득세법 제59조의3제1항에 근거합니다. 조문이 정한 공제율은 납입액의 12%인데,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 이하(근로소득만 있으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인 사람은 15%가 적용됩니다. 한도도 이 조문에 있습니다 — 연금저축 단독은 600만 원까지, 여기에 퇴직연금계좌(IRP)를 더한 합계는 900만 원까지만 공제 대상입니다.
연금저축·IRP 900만원 한도

두 개의 한도가 겹쳐 있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연금저축 단독은 연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입니다. 여기에 IRP를 포함해 합산 900만 원까지 늘어납니다. 주의할 점은 IRP에 별도 한도가 있는 게 아니라, 연금저축을 포함한 총액이 900만 원이라는 점입니다.
즉 연금저축에 600만 원을 넣었다면 IRP로는 300만 원까지만 추가 공제됩니다. 연금저축에 700만 원을 넣어도 600만 원까지만 계산되므로, 나머지 100만 원은 공제 대상에서 빠집니다.
계좌 개수도 다릅니다. IRP는 금융사당 1인 1계좌지만, 연금저축은 여러 개 만들 수 있습니다.
소득 5,500만원 공제율 기준
| 총급여(종합소득) | 공제율 | 900만원 납입 시 환급액 |
|---|---|---|
| 5,500만원 이하(4,500만원 이하) | 16.5% | 148만 5천원 |
| 5,500만원 초과(4,500만원 초과) | 13.2% | 118만 8천원 |
한도는 소득과 무관하게 900만 원으로 같고, 공제율만 달라집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돌려받는 비율이 높은 구조입니다.
근로소득만 있으면 총급여 5,500만원으로 판단하지만, 다른 종합소득이 합산되면 기준이 종합소득금액 4,500만원으로 바뀝니다(소득세법 제59조의3제1항). 이 차이가 공제율을 가르는 경우를 숫자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 총급여 5,000만원인 근로자의 근로소득공제는 1,200만원에 4,500만원을 넘는 500만원의 5%인 25만원을 더한 1,225만원이고, 근로소득금액은 3,775만원입니다(소득세법 제47조제1항).
- 근로소득만 있다면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이므로 공제율은 15%이고, 900만원을 넣으면 소득세에서 135만원이 공제됩니다.
- 같은 해 부업에서 총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뺀 사업소득금액이 900만원 생겼다면 종합소득금액은 3,775만원 + 900만원 = 4,675만원입니다(소득세법 제19조제2항). 4,500만원을 넘으므로 공제율은 12%가 되고 공제액은 108만원으로 27만원 줄어듭니다.
- 이 사람의 부업 사업소득금액이 4,500만원 − 3,775만원 = 725만원 이하였다면 15%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연말정산 때 15%로 공제받았더라도, 이듬해 종합소득세 신고에서 부업 소득을 합산하면 공제율이 12%로 다시 계산될 수 있습니다. 위 표의 16.5%·13.2%는 이 15%·12%에 지방소득세를 더한 값이고, 이 사례를 표 방식으로 보면 환급액이 148만 5천원에서 118만 8천원으로 29만 7천원 줄어드는 셈입니다.
연금저축 먼저 채우는 이유
같은 900만 원이라도 어디에 넣느냐로 편의성이 갈립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조합은 연금저축 600만 원 + IRP 300만 원입니다.
연금저축부터 채우는 이유는 인출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IRP는 법정 사유 외 중도 인출이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70%로 묶여 있습니다. 반면 연금저축은 계좌 해지 없이 필요한 만큼 인출이 가능한 상품이 있습니다. 같은 세제 혜택이라면 유연한 쪽을 먼저 채우는 게 합리적입니다.
꺼낼 때의 순서도 알아 둘 만합니다. 연금계좌에서 일부만 인출하면 세금을 매기지 않는 과세제외금액이 먼저, 그다음 연금계좌로 옮겨 온 퇴직소득(이연퇴직소득), 마지막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 순서로 나간 것으로 봅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3제1항). 과세제외금액 안에서는 인출한 해에 넣은 납입액, 그해 넣은 ISA 전환금액, 공제 한도를 넘겨 넣은 금액, 그 밖에 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 순서입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3제2항).
예를 들어 어느 해 연금저축 한 계좌에만 1,000만원을 넣었다면 600만원까지 공제되고 한도를 넘는 400만원은 과세제외금액으로 남습니다. 몇 년 뒤 55세가 되기 전에 법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 없이 이 계좌에서 500만원을 꺼내면(그해 새로 넣은 돈과 퇴직소득은 없다고 가정합니다), 앞의 400만원은 과세제외금액에서 나간 것으로 봐 세금이 없고 나머지 100만원만 공제받은 돈에서 나간 연금외수령이 됩니다. 이 100만원은 기타소득으로 15%인 15만원이 원천징수됩니다(소득세법 제21조제1항제21호, 제129조제1항제6호나목). 한도를 넘겨 넣은 돈은 이처럼 먼저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므로, 그 범위 안에서 꺼내는 돈에는 기타소득세가 붙지 않습니다.
ISA 전환 추가 세액공제
한도를 다 채운 뒤에도 방법이 있습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전환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만큼 세액공제 한도가 추가로 늘어납니다. 300만 원을 옮기면 공제 한도가 30만 원 늘어나고, 환급액은 그 30만 원에 공제율을 곱한 만큼(16.5%라면 4만 9,500원) 늘어납니다(소득세법 제59조의3제4항).
단, 이 추가 한도는 ISA 만기 잔액을 연금계좌에 납입한 과세기간에 적용되고, 두 해에 걸쳐 나눠 넣으면 두 해를 합쳐 300만 원까지입니다(소득세법 제59조의3제4항). 그래서 절세 순서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 ①연금저축 600만 원 → ②IRP 300만 원(합산 900만 원) → ③ISA 만기 자금 IRP 전환.
공제율 12%가 적용되는 사람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총급여 7,000만원인 근로자가 연금저축 600만원과 IRP 300만원을 채운 뒤, 만기가 된 ISA 잔액 3,000만원을 IRP로 옮겼다고 가정합니다. 옮긴 3,000만원은 그해 연금계좌 납입액에 들어가고, 추가 한도는 3,000만원의 10%인 300만원과 상한 300만원 중 적은 300만원입니다(소득세법 제59조의3제3항·제4항).
- 공제 대상은 900만원 + 300만원 = 1,200만원이고, 소득세 공제액은 1,200만원 × 12% = 144만원입니다. 옮기지 않았을 때의 108만원보다 36만원 많습니다.
- 위 표처럼 지방소득세를 더한 13.2%로 보면 158만 4천원으로, 118만 8천원보다 39만 6천원 많습니다.
- ISA에서 5,000만원을 옮겨도 10%인 500만원이 아니라 상한인 300만원까지만 한도가 늘어납니다.
옮길 수 있는 금액에도 선이 있습니다. 연간 납입 한도 1,800만원과 별도로 넣을 수 있는 전환금액은 ISA 계약기간 만료일 기준 잔액이 한도이므로, 만기 뒤 다른 돈을 보태 ISA 전환금액으로 넣을 수는 없습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제2항제1호나목).
조심할 것 — 중도해지와 한도 초과
중도해지가 가장 큰 함정입니다. 55세 이전에 해지하면 그동안 세액공제받은 원금과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됩니다. 공제율이 13.2%였던 사람은 받은 것보다 더 토해내는 셈입니다. 노후 자금이 아니라 단기 절세 목적으로만 접근하면 위험합니다.
한도 초과 납입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연금계좌에는 연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지만 세액공제는 900만 원까지입니다. 초과분은 세액공제는 없어도 운용 수익에 대한 과세이연 효과는 그대로라, 장기 복리를 노린다면 의미가 있습니다.
납입 시점도 주의하세요. 12월 말에 납입하면 결제 처리가 다음 해로 넘어가 그 해 공제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여유 있게 12월 중순까지 마무리하는 게 안전합니다.
회사에서 연말정산 서류를 정리하다 보면 매년 12월에 비슷한 풍경이 반복됩니다. 그달에 급히 연금저축 계좌를 만들고 900만 원을 한 번에 넣는 직원들입니다. 세액공제만 놓고 보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12월에 넣든 1월에 넣든 그해 납입액이니 환급액은 똑같이 148만 원이죠. 그런데 놓치는 게 하나 있습니다. 1월부터 매달 75만 원씩 나눠 넣었다면, 먼저 들어간 돈은 그만큼 더 오래 굴러갑니다. 같은 900만 원인데 운용 기간이 11개월 더 생기는 셈입니다. 연금은 20년, 30년을 가는 계좌라 이 차이가 복리로 쌓이면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12월 말에 이체하면 결제 처리가 다음 해로 넘어가 그해 공제에서 빠지는 사고도 종종 봤습니다. 연금계좌는 연말에 몰아치는 숙제가 아니라 1월에 자동이체를 걸어두고 잊는 항목입니다. 세금은 같아도 자산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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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1. 배우자 명의 연금저축에 제가 납입하면 공제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연금저축·IRP 세액공제는 본인 명의 계좌에 본인이 납입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다만 소득이 없는 배우자 명의로 가입해두면 그 계좌의 운용 수익에 대한 과세이연 효과는 누릴 수 있어, 부부의 노후 연금 소득을 분산하는 수단은 됩니다.
Q2.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따로 신청해야 하나요?
별도 신청은 없습니다.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때 자동으로 반영됩니다. 다만 자료 제출 시 본인 납입액이 누락되지 않았는지는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Q3. 연금을 받을 때는 세금이 얼마나 붙나요?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연금소득세가 적용되며, 수령 연령이 높을수록 세율이 낮아집니다. 지금 공제받고 나중에 낮은 세율로 내는 구조라, 늦게 개시할수록 과세이연 기간이 길어져 유리합니다.
Q4. 작년에 못 채운 한도를 올해 몰아서 넣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연금계좌에는 해당 과세기간 이전의 연금보험료를 납입할 수 없어 지난해 비워 둔 한도는 올해로 넘어오지 않습니다. 보험계약 형태의 연금저축만 최종납입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년 2개월이 지나기 전이면 밀린 보험료를 낼 수 있습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제2항제1호).
Q5. 세금이 적게 나와 공제를 다 못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세액감면과 세액공제를 합한 금액이 종합소득산출세액을 넘으면 넘는 금액은 없는 것으로 하고, 그 넘는 금액을 한도로 연금계좌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소득세법 제61조제3항). 예를 들어 산출세액이 50만원, 다른 세액공제가 20만원인 사람이 600만원을 넣어 연금계좌세액공제가 90만원이라면 합계 110만원이 산출세액을 60만원 넘으므로, 60만원만큼은 연금계좌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Q6. 공제받지 못한 납입액은 꺼낼 때 세금이 붙나요?
확인 절차를 거치면 붙지 않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액은 세무서에서 연금보험료 등 소득·세액 공제확인서를 발급받아 연금계좌취급자에게 내면, 확인된 날부터 과세제외금액으로 봅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3제2항제4호, 제201조의10제1항). 종합소득이 없어 공제받을 세금이 없던 해에 넣은 돈도 같은 경우입니다(소득세법 제59조의3제1항).
Q7. 연금을 받기 시작한 뒤에도 계속 넣어 공제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연금수령 개시를 신청한 날(개시일을 미리 약정했다면 그 날) 이후에 넣은 돈은 세액공제 대상인 연금계좌 납입액으로 보지 않습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제2항제2호).
나이별·종신계약별 정확한 원천징수세율은 연금소득세 원천징수세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한도와 공제율을 내 총급여·납입액 그대로 넣어서 확인해보고 싶다면, 아래에서 30초 만에 계산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처럼 별도로 받는 노후 소득이 있다면, 기초연금 얼마 받고 어떻게 신청하나 (2026) 글에서 선정기준액과 실제 수급액을 함께 확인해보세요.
참고 자료
- 국세청 — 연금계좌 세액공제 안내 (nts.go.kr)
- 소득세법 제59조의3 (law.go.kr)
- 소득세법 제19조 (사업소득)·제21조 (기타소득)·제47조 (근로소득공제) (law.go.kr)
- 소득세법 제61조 (세액감면액 및 세액공제액의 산출세액 초과 시의 적용방법 등)·제129조 (원천징수세율) (law.go.kr)
-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연금계좌 등)·제40조의3 (연금계좌의 인출순서 등) (law.go.kr)
- 소득세법 시행령 제201조의10 (과세제외금액 확인을 위한 소득ㆍ세액 공제확인서의 발급 등) (law.go.kr)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세무·법률·금융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세법과 정부 정책은 수시로 개정되므로, 실제 적용 전 반드시 국세청·관할 기관 또는 세무사 등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