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부증여, 절세일까 함정일까 — 증여세와 양도세가 함께 붙는 구조

“대출 낀 집을 물려주면 증여세가 줄어든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부담부증여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증여세는 줄지만, 그만큼 다른 세금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방법은 상황에 따라 절세가 되기도 하고, 오히려 부담이 커지기도 합니다. 구조와 판단 기준을 하나씩 짚어 봅니다.

부담부증여란 — 세금이 둘로 쪼개진다

부담부증여는 재산을 물려주면서 그에 딸린 채무(담보대출, 전세보증금 등)까지 함께 넘기는 것입니다. 받는 사람이 빚도 같이 떠안는 조건이죠.

세법은 이를 두 부분으로 나눠 봅니다.

  • 채무를 넘긴 부분: 대가를 받고 판 것으로 보아 → 증여자가 양도소득세
  • 나머지 순수 증여분: 그대로 증여로 보아 → 수증자가 증여세

즉 하나의 거래에 세금 두 개가 각각 다른 사람에게 붙습니다. 증여세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부담부증여의 채무 인수분 양도세와 순수 증여분 증여세 분리 구조, 유리·불리한 경우, 직계존비속 채무 인수 추정 배제 주의사항을 정리한 표

계산은 이렇게 나뉜다

예를 들어 시가 10억원 아파트에 담보대출 6억원이 있고, 이를 자녀에게 부담부증여한다고 해봅시다.

증여세 쪽은 간단합니다. 시가 10억원에서 채무 6억원을 뺀 4억원이 증여세 과세가액이 되고, 여기서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해 증여세를 계산합니다. 앞서 다룬 증여재산공제 기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양도세 쪽은 채무액 6억원을 양도가액으로 봅니다. 이때 취득가액은 전체 취득가액에서 채무가 차지하는 비율만큼만 인정됩니다. 계산식은 이렇습니다.

취득가액 = 실제 취득가액 × 채무액 ÷ 증여가액

이 비율 계산은 소득세법 시행령 제159조에 정해진 방식입니다. 채무를 넘긴 부분만 유상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매기다 보니(소득세법 제88조제1호), 전체 자산가액 중 “증여가액에서 채무액이 차지하는 비율”만큼만 양도분 취득가액·양도가액으로 떼어 계산하는 구조입니다.

취득가액이 3억원이었다면 3억 × 6억 ÷ 10억 = 1억 8,000만원이 취득가액이 되고, 양도차익은 6억 − 1억 8,000만원 = 4억 2,000만원입니다.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적용해 증여자가 양도세를 냅니다.

기준시가로 신고하면

양도로 보는 부분의 양도가액도 시가 전체가 아니라 비율로 나눕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평가한 증여재산 가액에 채무액이 증여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이 양도가액이 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59조제1항제2호). 실무에서 걸리는 것은 평가 방법이 엇갈리는 경우입니다. 증여재산을 기준시가로 평가해 양도가액을 산정했다면 취득가액도 실제 취득가액이 아니라 기준시가로 산정해야 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59조제1항제1호). 증여세는 기준시가로 낮게 계산하면서 양도소득세는 실제 취득가액으로 계산해 유리한 쪽만 골라 쓸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을 함께 부담부증여하면서 채무를 넘기는 경우에는, 총 채무액에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자산가액이 총 증여 자산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곱해 양도로 보는 채무액을 정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59조제2항).

언제 유리하고, 언제 불리한가

부담부증여가 항상 이득은 아닙니다. 갈림길은 양도차익의 크기입니다.

유리한 경우는 증여자의 양도세 부담이 작을 때입니다. 특히 증여자가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췄다면 채무분 양도세가 크게 줄거나 면제될 수 있어, 증여세만 줄이는 효과를 봅니다. 보유 기간이 길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많이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불리한 경우는 시세가 많이 오른 자산입니다. 취득가액이 낮고 시세차익이 크면 채무분에 붙는 양도세가 커져, 줄어든 증여세보다 늘어난 양도세가 더 클 수 있습니다. 다주택자라면 부담이 더 커집니다.

10년 안 증여도 합산

부담부증여의 증여세를 따질 때 이번 증여만 보면 계산이 어긋나기 쉽습니다. 증여일 전 10년 안에 같은 사람에게서 받은 증여재산가액의 합계가 1천만원 이상이면 그 금액을 이번 증여세 과세가액에 더하고, 증여자가 직계존속이면 그 직계존속의 배우자에게서 받은 것도 같은 사람에게서 받은 것으로 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제2항). 아버지에게서 아파트를 부담부증여로 받기 몇 해 전에 어머니에게서 현금을 받았다면 두 증여가 합쳐진다는 뜻입니다. 증여재산공제도 10년 동안 공제받은 금액을 합쳐 한도를 보므로, 성년 자녀가 직계존속에게서 이미 5천만원을 공제받았다면 이번 부담부증여에서는 남은 공제가 없습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합산된 과세표준에는 더 높은 세율 구간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부담부증여와 단순 증여를 비교하기 전에 지난 10년의 증여 내역부터 모아 두어야 합니다.

10억 아파트 증여세 비교

앞의 예를 증여세 쪽에서 끝까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시가 10억원 아파트에 담보대출 6억원이 있고, 성년 자녀가 부모 한 사람에게서 받으며, 10년 안에 같은 부모와 그 배우자에게서 받은 증여는 없고, 신고기한 안에 신고한다고 놓았습니다.

  • 증여세 과세가액은 증여재산가액 10억원에서 수증자가 인수한 채무 6억원을 뺀 4억원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제1항).
  • 직계존속에게서 받은 성년 자녀의 증여재산공제 5천만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3억 5천만원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제2호, 제55조제1항제4호).
  • 세율은 1억원 이하 10%,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는 1천만원에 1억원 초과분의 20%를 더하는 구조라 산출세액은 1천만원 + 2억 5천만원 × 20% = 6천만원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6조, 제56조).
  • 기한 안에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3%인 180만원을 공제받아 납부할 증여세는 5,820만원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9조제2항).
  • 채무 없이 10억원을 그대로 증여하면 과세표준은 9억 5천만원, 산출세액은 9천만원 + 4억 5천만원 × 30% = 2억 2,500만원이고, 신고세액공제 675만원을 빼면 2억 1,825만원입니다.

증여세만 보면 부담부증여 쪽이 1억 6,005만원 적습니다. 그러나 이 차이가 그대로 절세액은 아닙니다. 앞에서 계산한 양도차익 4억 2,000만원에 대해 증여자가 내는 양도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더한 금액이 1억 6,005만원보다 크면 부담부증여가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증여자가 비과세 요건을 갖춰 채무분 양도소득세가 없다면 증여세 차이만큼 세금이 줄어듭니다. 이 비교에는 수증자가 내는 취득세를 넣지 않았고, 수증자가 앞으로 채무 6억원을 직접 갚아야 한다는 점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부담부증여 채무 인수 입증

여기가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입니다. 세법은 직계존비속이나 배우자 사이의 부담부증여에 대해, 수증자가 채무를 인수했더라도 인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가족 간에는 형식만 갖추고 실제로는 증여자가 계속 갚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추정 규정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제3항에 정해져 있습니다.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사이의 부담부증여는 수증자가 채무를 실제로 인수했더라도 법이 일단 “인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시작한다는 뜻이라, 채무 인수 사실을 납세자가 별도로 입증하지 못하면 채무액 전체가 증여세 과세가액에 다시 더해져 증여세가 그만큼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추정을 깨려면 납세자가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이 필요합니다.

  • 증여계약서에 채무 인수 사실을 명확히 기재
  • 채무 명의를 실제로 수증자 앞으로 이전
  • 이후 원리금을 수증자 본인의 자금으로 상환

특히 마지막이 핵심입니다. 부담부증여는 신고로 끝나지 않고 국세청이 사후관리합니다. 나중에 채무가 상환되면 누가 갚았는지 소명을 요구받고, 증여자가 대신 갚았거나 계속 이자를 내고 있었다면 부담부증여 자체가 부인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신고 기한은 채무분 양도세도 증여세와 같이 수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소득세법 제105조제1항제3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8조제1항).

30년 가까이 자산 이전을 지켜보며 부담부증여에서 가장 자주 본 실수는, 증여세 계산서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증여세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숫자에 마음이 기울어 실행했다가, 몇 달 뒤 증여자 앞으로 날아온 양도세 고지서를 보고 당황하는 경우를 봤습니다. 특히 오래 보유해 시세가 크게 오른 자산일수록 그랬습니다. 취득가액은 낮은데 채무액은 크니, 채무분에 붙는 양도차익이 예상보다 훨씬 컸던 겁니다. 줄어든 증여세보다 늘어난 양도세가 더 큰,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그래서 부담부증여를 검토할 때는 반드시 두 세금을 같은 표에 올려놓고 합계를 비교해야 합니다. 증여세 단독 계산과 부담부증여(증여세+양도세) 합계를 나란히 놓고 보면 답은 대개 명확해집니다. 세금 하나만 계산하고 결정하는 것이 이 구조에서는 가장 위험한 접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부담부증여를 하면 세금이 무조건 줄어드나요?
아닙니다. 증여세는 줄지만 채무분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증여자에게 새로 생깁니다. 시세가 많이 오른 자산은 양도세가 커져 오히려 총 세부담이 늘 수 있으므로, 두 세금을 함께 계산해봐야 합니다.

Q2. 부모 대출을 자녀가 떠안기만 하면 인정되나요?
형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직계존비속 간에는 채무를 인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므로, 계약서 기재·채무 명의 이전·수증자 본인 자금에 의한 상환까지 실질을 입증해야 합니다.

Q3. 전세보증금이 있는 집도 부담부증여가 되나요?
됩니다. 임대차보증금도 채무로 보아 같은 구조가 적용됩니다. 보증금 부분은 양도로, 나머지는 증여로 나뉘어 과세됩니다.

Q4. 채무 인수를 인정받으려면 무엇으로 증명하나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사이라도 국가·지방자치단체·금융회사등에 대한 채무는 해당 기관에 대한 채무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로, 그 밖의 채무는 채무부담계약서·채권자확인서·담보설정 및 이자지급에 관한 증빙 등으로 확인되면 인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제3항,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6조제2항, 제10조제1항).

Q5. 미성년 자녀에게 하면 공제가 얼마인가요?
미성년자가 직계존속에게서 증여받으면 증여재산공제는 10년 합산 2천만원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제2호). 채무를 인수한 미성년 자녀가 원리금을 갚을 자기 자금이 있는지도 함께 입증해야 합니다.

Q6. 배우자에게 부담부증여하면 달라지나요?
배우자에게서 받은 증여는 10년 합산 6억원까지 증여재산공제가 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제1호). 채무를 인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은 배우자 사이의 부담부증여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제3항).


참고 자료

  • 국세청 — 「주택과 세금」 부담부증여 안내 (nts.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7조 (증여세 과세가액) (law.go.kr)
  • 소득세법상 양도차익 산정 (law.go.kr)
  • 국세청 홈택스 — 증여세·양도소득세 신고 안내 (hometax.go.kr)
  • 소득세법 제88조 (정의) (law.go.kr)
  • 소득세법 시행령 제159조 (부담부증여에 대한 양도차익의 계산)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6조 (상속세 세율)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증여재산 공제)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5조 (증여세의 과세표준 및 과세최저한)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6조 (증여세 세율)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9조 (신고세액 공제)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0조 (채무의 입증방법등)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6조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되는 채무) (law.go.kr)
  • 소득세법 제105조 (양도소득과세표준 예정신고) (law.go.kr)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8조 (증여세 과세표준신고) (law.go.kr)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세무·법률·금융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세법과 정부 정책은 수시로 개정되므로, 실제 적용 전 반드시 국세청·관할 기관 또는 세무사 등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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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

절세노트 운영자 · 제조 기업 경영기획본부장

기업 현장에서 30년간 영업·생산·자재·구매·재무·회계·기획 전 부문을 거쳤습니다. 각종 기업 인증 취득과 VC 투자 유치를 담당했고, IPO·상장과 M&A를 진행했으며, 시행사에서 PE·브릿지론 등 PF 조달 실무를 맡았습니다. 지금은 제조 기업의 경영기획본부를 총괄하며, 재무제표와 세금 신고서를 매년 직접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재무·회계경영기획IPO·상장 M&APF·자금조달내부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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